가을방학 3집 - 세번째 계절

Track No.4 "난 왜 가방에서 낙엽이 나올까"


여름 노래 술기운을 빌어 아픈 기억을 지우고

약속 없는 시월의 주말엔 편지함을 비우고

겨울 바다 찬바람에 실어 못된 바램을 보내면

돌아오는 봄의 첫날에는 미소로 다가올까


한 때 비를 막아주었던

저 나무 아래 흩어져 뒹구는

말의 잎사귀들


'사랑한다'를 가장 먼저 떨치고

'보고 싶다'는 조금 망설였지만

'네가 필요하다''너 없인 안된다'

어렵지 않게 떠나보내고

마음속 낙엽 모두 털어냈는데

어쩐지 가방 한 귀퉁이엔

아무리 해도 지울 수 없는 1건의 메세지


한 때 두 사람이 걸었던

그 꿈길 위로 흩어져 뒹구는

말의 잎사귀들


'사랑한다'를 가장 먼저 떨치고

'보고 싶다'는 조금 망설였지만

'네가 필요하다''너 없인 안된다'

어렵지 않게 떠나보내고

마음속 낙엽 모두 털어냈는데

어쩐지 가방 한 귀퉁이엔

아무리 해도 지울 수 없는 1건의 메세지

지우려 해도 지울 수 없는 1건의 메세지.. 

 

사실 이 음악 카테고리의 기본 원칙은

아티스트별로 중복된 곡을 올리지 않는 것이다. (내가 정한 우너칙)

아무리 다른 앨범에 좋은 곡이 있다한들, 혹은 최근에 낸 노래가 좋은 곡이 있다 한들

반드시 아티스트별로 한 곡만 올릴 것.

 

그래서 달력을 보니 오늘이 입추길래 가을방학 노래를 올려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노래를 올리려고 생각하니 어떤 노래를 올려야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워낙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많아서

 

속아도 꿈결이나, 3월의 마른 모래나, 언젠가 너로 인해나 전부 좋은 노래들이라고르는 게 쉽지 않았는데

그래도 이 노래로 정한 건내 가방에 고이 담아놨던 편지 한 장을 슬슬 버리기로 결심한 게 오늘이라 그런 게 아닌가 싶다.

 

1년 반 넘게 지나가는 와중에도 항상 미련만 질질 끌면서

나름 나는 털어냈어요, 나는 괜찮아요, 하나도 신경쓰이지 않아요, 괜찮아요. 라고 주변에 말하고 다녔지만

이상하게도 가방 속에. 크리스마스에 받았던 그 편지만큼은 버리지도 못하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어제 그런 결심이 들었다. 물론, 정말 버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가방 안에 고이 간직해오던 걸 꺼내놓고어떻게 해야할지 한 20분 넘게 그 자리에 앉아서 고민했던 거 같다.

 

인터넷에 헤어진 전 여친이 준 편지를 어떻게 해야할까요? 검색하면

누군가 명쾌하게 답변이라도 알려준다면 좋겠지만 그래봐야 돌아오는 답변은 걍 태우세요 버리세요 하는 것들이겠지.

내 스스로 어찌해야할지 모르는데 남이라고 그 답을 알랴..

 

이런 갈팡질팡하는 내 마음이 담긴 노래라 그런지 더욱 더 정이 간 노래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이제 이것도 그만둬야지. 이것도 다 미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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